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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를 강아지 행동 대처법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습니다.
차에 태우면 조용히 밖을 구경하거나, 그냥 편안히 앉아 있던 우리 강아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차에만 타면 낑낑대고, 헥헥대고, 하울링까지 불안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을 다녀온 날이었는지, 아니면 미용을 하고 온 날이었는지 정확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어느 날부터 차 안에서의 행동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변한 강아지의 차 안 행동
처음에는 단순히 소변이 급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아지가 조심스럽게 낑낑거리며 불안한 눈빛을 보이고, 몸을 약간씩 떨기도 했거든요.
그 모습이 마치 화장실을 참는 것처럼 보여서, 그게 원인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점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낑낑거림은 점차 커졌고, 나중에는 안쓰러울 정도로 심한 헥헥거림까지 나타났습니다.
이쯤 되니 단순한 생리 현상이 아니라 정서적 불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다른 보호자들처럼 강아지 전용 카시트를 바꾸고,
차 안에서의 안정감을 주기 위해 작은 이동장을 켄넬 삼아 훈련도 다시 시작해 봤습니다.
직접 차에 싣고 짧은 거리부터 천천히 적응 훈련도 시도했죠.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갈 때만 낑낑대고, 돌아올 때는 언제나 조용했다는 것입니다.
집으로 오는 길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얌전하게 앉아 있더라고요.
그 모습이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니, 무엇이 문제인지 감도 잡기 어려웠습니다.
차에 타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건지, 아니면 목적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다른 방식의 접근
사실 이 글은 차를 타면 낑낑거리는 강아지, 어떻게 해야 할까? ①
에서 다뤘던 ‘차 안에서 불안해하는 강아지의 일반적인 원인과 대처법’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저도 그 대처법을 중심으로 시도하면 쉽게 좋아지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 강아지에게는 그 어떤 방식도 완벽하게 맞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낑낑거림은 심해졌고, 보호자인 저의 불안까지 강아지에게 전이되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보호자가 옆에 있는 것이 오히려 불안?
우리 강아지는 혼자 있을 때보다 제가 옆에 있을 때 더 많이 낑낑댔습니다.
처음엔 “불안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계속 다독여줬지만,
오히려 계속해서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발상을 전환했습니다.
“함께 타기보다, 혼자 차 안에 있는 환경에 익숙해지게 해 보자.”
이전과는 정반대의 접근이었죠.
먼저 짧은 외출부터 연습했습니다.
강아지는 차에 가는 것 자체는 좋아했기 때문에,
차 앞까지 신나게 달려가면 문을 열어둔 상태에서 엉덩이만 살짝 밀어주는 방식으로 스스로 차에 오르게 했습니다.
억지로 안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타는 경험’을 반복하게 한 것이죠.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흥분해서 버둥거릴 때는 “기다려”라고 조용히 말한 뒤,
제가 한 발짝 물러나서 그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후에 내리게 했습니다.
무조건 달래거나 바로 행동을 이어가던 예전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흥분도가 너무 높아 낑낑대고 헥헥 대는 행동도 여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조용해졌고,
단계별로 차량 환경에 안정을 찾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달래는 것보다 '존중'하는 방식

그동안은 낑낑대면 “괜찮아~”하며 어르고, 간식도 주고, 쓰다듬으며 안정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낑낑거림을 ‘보상’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죠.
- 백색소음을 틀어 차 안의 외부 자극을 줄이고
- 낑낑거릴 때는 의도적으로 아무 반응을 하지 않고
- 조용히 있는 시간에만 칭찬하거나 다가가는 방식으로 전환
불안한 감정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스스로 조절할 기회를 준 것입니다.
아직 완전한 해결은 아니지만, 낑낑거림은 조금 줄어들고 있습니다.
강아지 행동의 정답은 없다

많은 정보들이 말합니다.
“멀미 때문일 거예요.”
“카시트 바꾸세요.”
“켄넬 훈련 다시 하세요.”
하지만 우리 강아지에게는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강아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차가 익숙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안 좋은 기억이 트리거가 되어 그런 행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우리 강아지에게 맞는 해결법은 결국, 우리만이 찾을 수 있다는 걸요.
마무리하며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도 낑낑거림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호자인 저도 예전보다 훨씬 여유가 생겼고, 강아지도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강아지의 행동을 그저 이상하게 보기보다, '신호'로 이해하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러지?”라는 물음이 “이런 사정이 있었구나”로 바뀌는 순간,
비로소 강아지와 보호자 모두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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