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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깊이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중성화 수술입니다.
    건강을 위한 예방책이라는 말도 있고,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중성화 수술은 간단히 말해 강아지의 생식 기능을 제거하는 의료 행위입니다. 수컷은 고환을 제거하고, 암컷은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의학적으로는 건강 문제 예방과 행동 교정을 위해 권장되기도 하지만, 저는 중성화는 꼭 해야 하는지조차 확신이 없었어요.
    저 역시 처음에는 "꼭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아이의 자연스러운 삶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같은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정보는 넘쳐났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  "중성화를 꼭 해야 할까?"라는 고민으로  몇 달을 보냈습니다.

    병원에서 들은 뜻밖의 진단, "잠복고환"

     

     

    어느 날, 병원 진료 중 수의사 선생님께서 고환의 위치가 내려와야 하는데 한쪽은 복강 내 찾아야만 만져진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그냥 ‘아직 어려서 고환이 다 안 내려왔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의사분도 기다려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던 날,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더라고요.

    “한쪽 고환은 내려왔는데, 다른 한쪽은 아직 안 내려오네요. 잠복고환일 가능성이 있어요.”

     잠복고환이란?

     

    잠복고환은 수컷 강아지의 고환이 한쪽 또는 양쪽 모두 정상적인 위치인 음낭까지 내려오지 않고,
    복부나 사타구니에 머무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은 생후 2개월 전후로 고환이 내려오지만,
    6개월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으면 잠복고환으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기다린다는 핑계, 결국은 미루는 결정이었어요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내려오지 않을까?”
    “아직은 어려서 그런 걸 수도 있어.”

    하지만 그건 사실, 중성화가 두려웠던 제 마음이
    ‘기다린다’는 핑계로 결정을 미루고 있었던 것뿐이었습니다.

    결국 몇 달이 지나도록 고환은 내려오지 않았고,
    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 잠복고환을 그냥 두면 안 되는 이유

     

    잠복고환은 단순한 중성화 대상이 아닌, 질환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다음과 같은 위험성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 고환암(정소종양) 발생 위험
      고환이 복부 안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면 세포 변형이 쉽게 일어나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정삭염전
      복부 속 고환이 꼬이면서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응급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 번식 불가 및 유전 위험
      잠복고환은 유전 가능성이 있어 번식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며,
      복부 내 고환은 제대로 된 정자 생성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중성화 수술, 우리 강아지에게는 더 복잡했어요

     

    보통의 중성화는 음낭에 위치한 고환을 절개 후 제거하지만,
    우리 강아지는 한쪽 고환만 내려온 편측 잠복고환이었어요.

    • 내려온 고환은 일반 중성화 수술로 제거
    • 복강 내 고환은 개복 수술이 필요

    그래서 수술 부위에 흉터가 두 군데 생겼습니다.

    처음 그 흉터를 보았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잠복고환이 아니었다면… 끝없이 반복됐을 질문

     

    지금은 우리 강아지는  회복을 잘 마치고 잘 놀고 잘 뛰어다녀요.우연인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했고 긴 산책의 효과 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다른 강아지를 만날 때면 반가워 마구 달려들던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아요. 이제는 오히려 가족에 집중하며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배에 남았던 두 개의 수술 흉터도 이젠 털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 수술 직후, 작고 연약한 배에 남은 자국을 보며 “잠복고환이 아니었다면, 나는 중성화를 과연 결심했을까?” “지금 내가 내린 결정은 정말 옳았던 걸까?”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마음속에서 되묻곤 했습니다.

     

    중성화, 보호자라면 한 번쯤 겪는 고민

     

    저처럼 처음 반려견을 키우며 중성화에 대해 고민 중인 보호자분들 많으시죠.
    그 고민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니고, 충분히 진지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잠복고환은 선택이 아닌 ‘치료 대상’이에요.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결심하는 것이 최선의 보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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