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의 반려견 포비, 바다를 지키는 보더콜리의 이야기
서해 최북단, 백령도. 이 섬의 바다는 사람들에게는 생계의 터전이자 자연과 맞서는 삶의 현장입니다. 그 바다 위에 한 마리 개가 있습니다. 매일같이 주인을 따라 배에 오르고, 바다를 향해 짖으며 눈을 떼지 않는 강아지. 이름은 포비입니다.
2025년 6월 1일 방영된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포비와 그의 가족, 해남 학진 씨의 따뜻한 동행이 소개되었습니다. 방송을 보며 많은 분들이 "사람보다 더 사람 같다"라고 말했을 만큼, 포비의 행동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파도보다 먼저 움직이는 개, 포비
포비는 매일 아침 학진 씨와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갑니다. 학진 씨는 백령도에서 해남(海男)으로 살아가며 전복과 해삼, 성게 등을 채취하는 물질 작업을 합니다. 그가 물에 뛰어드는 순간, 포비는 배 위에서 흐트러짐 없이 바다를 응시합니다.
물속에서 기척이 느껴질 때마다 포비는 바다를 향해 짖습니다. 수면 위로 얼굴이 떠오르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고, 학진 씨가 올라오는 순간 그제야 안심한 듯 짖는 걸 멈추고 꼬리를 흔듭니다. 포비에게 바다는 단지 넓은 물이 아닌, 사랑하는 가족이 사라지는 공간이라 생각했을까요?
가족 모두를 지키는 마음
이날 방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학진 씨의 장모님, 학진 씨에게는 물질을 알려주신 스승이자 포비에게는 할머니가 물질을 하러 들어간 순간이었습니다. 파도가 점점 거세지자, 포비는 배 위에서 안절부절못하며 할머니를 향해 계속해서 짖기 시작했습니다.

“괜찮아 포비야~ 할머니 괜찮아 포비야 ~”
할머니가 물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야 포비는 짖기를 멈춥니다. 물에서 나오신 할머니는 웃으며 포비를 안심시키고, 포비는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누가 바다에 들어가든, 그 존재가 가족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듯한 모습을 보니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포비는 어떻게 가족이 되었을까?
사실 방송에서는 포비가 학진 씨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사연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 하나하나를 보면, 5년이란 시간 함께 살아오며 만들어진 깊은 신뢰와 유대가 느껴졌습니다.
포비는 단순히 누군가에게 입양된 반려견이 아닌, 가족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낸 존재처럼 보였습니다.


보더콜리, 충성심의 또 다른 이름



포비는 보더콜리(Border Collie)라는 견종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지능이 높고, 보호자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견종으로 유명하죠.
- 지능: 수십 개 명령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
- 충성심: 보호자 중심의 행동, 외부 자극보다 가족 우선
- 집중력: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능력, 감시 본능
포비의 행동은 단순히 반복된 훈련의 결과만은 아닐 것입니다.
보더콜리 특유의 본능, 가족을 향한 진심, 그리고 학진 씨가 포비에게 보내는 무한한 애정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외로움 속 버팀목이 된 포비
학진 씨는 아내와 아이들이 서울로 유학을 떠난 이후, 긴 시간 백령도에 홀로 남았습니다. 포비는 그 외로운 일상에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고, 때로는 동료처럼, 때로는 자식처럼 곁을 지켰습니다.
물질을 마친 후 함께 전복과 해삼을 나누며 쉬는 그들의 모습은 단순한 ‘사람과 개’의 관계를 넘어, 진짜 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진심은 통한다, 감동의 여운
방송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포비의 눈빛, 짖는 소리, 바다를 지키는 자세 모두가 진심이었고, 저의 마음의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시원하게 짖으며 표현하고 생활하고 있는 포비의 모습이 참 부럽기도 했습니다.